정채봉 짧은 시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간결하고 매력적인 시다.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정채봉
모래알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풀잎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너를 생각하게 하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 없어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출처 : 정채봉,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시집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샘터, 2020.
🍎 해설
시인은 작은 모래알 하나를 보고도 또 이슬에 젖은 풀잎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다고 고백한다.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다고 노래한다. 간결하고 아름답고 매력적인 시다.
동화 작가이자 시인인 정채봉(1946~2001년, 향년 55세)은 샘터사 편집자로 오래 일했다.
조정래 작가는 정채봉을 일컬어 ‘그 누구도 따르기 어렵게 뛰어난 작품을 쓰는 탁월한 작가’이며 그의 문장들을 ‘아름다움을 넘어선 샛별처럼 빛나는 보석’이라고 말했다.
정호승 시인은 친구 정채봉이 암 투병 중 퇴원하자 친구의 이사를 도와주면서 말했다. "이 집에서 건강도 되찾고, 시도 좀 써서 나랑 공동 시집 한번 냅시다." 이 말을 들은 정채봉은 "어느 날 메모지에 또는 찢어진 종이쪽지에 연필이나 볼펜으로 쓴 시 뭉치를" 정호승에게 건네주었다. 그렇게 묶인 시집이, 정채봉의 첫 시집이자 마지막 시집인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라는 시집이다.
정호승 시인은 발문에서 이 시집은 "삶과 죽음의 세계를 넘나들었던 한 동화 작가의 삶에 대한 통찰의 결정체"이며 "염부들이 염전에서 소금이 나는 것을 '소금이 내렸다'고 말"하는 것처럼 이 시를 두고 하늘에서 "'시가 내렸다'라고 말하고 싶다"고 썼다.
너를 생각하게 하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 없어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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