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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짧은 시 열매 몇 개. 귀뚜라미 소리도 한몫한다는 아름다운 시.
열매 몇 개
/고은
지난 여름내
땡볕 불볕 놀아 밤에는 어둠 놀아
여기 새빨간 찔레 열매 몇 개 이룩함이여
옳거니! 새벽까지 시린 귀뚜라미 울음소리
들으며 여물었나니
❄출처 : 고은, 열매 몇 개, 고은 전집, 김영사, 2002.
🍎 해설
어떠한 생명체라도 치열한 생명 창조의 역정을 밟고 태어난다. 시인은 가을철에 새빨간 찔레 열매를 보고, 지난여름 따갑게 내리쬐던 뜨거운 햇볕과 어둠이 만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는 이 가을에 새벽까지 들리던 귀뚜라미의 울음소리도 한몫했을 것이라고 노래한다.
여름철의 뜨거운 햇볕과 어둠, 그리고 가을철의 귀뚜라미 소리의 협력과 헌신이 찔레 열매를 창조하였다.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 시인은 생명 존중과 평화, 인간의 협력과 화합을 아름다운 시적 에스프리로 우리에게 호소하고 있다.
귀뚜라미 울음소리도 한몫했으리라는 시적 에스프리는 아름다운 감동을 준다.
여기 새빨간 찔레 열매 몇 개 이룩함이여
옳거니! 새벽까지 시린 귀뚜라미 울음소리
들으며 여물었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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