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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택수 가슴에 묻은 김칫국물

무명시인M 2024. 12. 23.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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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택수 가슴에 묻은 김칫국물.

손택수 가슴에 묻은 김칫국물. 다른 사람과의 소통방법.

가슴에 묻은 김칫국물

/손택수

점심으로 라면을 먹다

모처럼 만에 입은

흰 와이셔츠

가슴팍에

김칫국물이 묻었다

 

난처하게 그걸 잠시

들여다보고 있노라니

평소에 소원하던 사람이

꾸벅, 인사를 하고 간다

 

김칫국물을 보느라

숙인 고개를

인사로 알았던 모양

 

살다보면 김칫국물이 다

가슴을 들여다보게 하는구나

오만하게 곧추선 머리를

푹 숙이게 하는구나

 

사람이 좀 허술해 보이면 어떠냐

가끔은 민망한 김칫국물 한두 방울쯤

가슴에 슬쩍 묻혀나 볼 일이다. 🍒

 

출처 : 서정시학 2003년 겨울호, 서정시학사, 2003.

 

🍎 해설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너무 빈틈없는 사람에게는 사람이 가질 않는다. 틈이나 빈틈이 있어야 다른 사람이 들어갈 여지가 있고, 사람을 편안하게 한다.

 

사람이 좀 허술해 보이면 어떠냐

가끔은 민망한 김칫국물 한두 방울쯤

가슴에 슬쩍 묻혀나 볼 일이다.

 

내가 먼저 고개를 숙인다. 그러면 상대방도 인사를 한다. 소통은 가슴에 묻은 김치국물에서 시작한다.

 

흰 와이셔츠

가슴팍에

김칫국물이 묻었다

 

난처하게 그걸 잠시

들여다보고 있노라니

평소에 소원하던 사람이

꾸벅, 인사를 하고 간다

 

김칫국물을 보느라

숙인 고개를

인사로 알았던 모양

 

사람이 좀 허술해 보이면 어떠냐

가끔은 민망한 김칫국물 한두 방울쯤

가슴에 슬쩍 묻혀나 볼 일이다.

점심으로 라면을 먹다 모처럼만에 입은 흰 와이셔츠
가슴팍에 김칫국물이 묻었다
김칫국물을 보느라 숙인 고개를 인사로 알았던 모양
사람이 좀 허술해 보이면 어떠냐
가끔은 민망한 김칫국물 한두 방울쯤 가슴에 슬쩍 묻혀나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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