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복효근 우산이 좁아서

무명시인M 2024. 12. 4. 05:35
728x90
반응형

복효근 우산이 좁아서.

복효근 우산이 좁아서. 비 오는 날 한 우산 속의 커플.

우산이 좁아서

/복효근

왼쪽에 내가

오른쪽엔 네가 나란히 걸으며

비바람 내치리는 길을

좁은 우산 하나로 버티며 갈 때

그 길 끝에서

내 왼쪽 어깨보다 덜 젖은 네 어깨를 보며

다행이라 여길 수 있다면

길이 좀 멀었어도 좋았을걸 하면서

내 왼쪽 어깨가 더 젖었어도 좋았을걸 하면서

젖지 않은 내 가슴 저 안쪽은 오히려 햇살이 짱짱하여

그래서 더 미안하기도 하면서 🍒

 

출처 : 복효근 시집, 따뜻한 외면, 실천문학사, 2013.

복효근 시집.

 

🍎 해설

하나의 우산 밑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걷는다.

상대방의 어깨가 젖을까 내 한쪽 어깨를 흠뻑 적셨다. 자신의 옷이나 자신의 어깨가 젖지 않으면 상대에게 미안하다.

 

한 우산 속, 반쯤 젖은 남자의 등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작은 배려의 마음. 비를 맞아도 행복한 사람. 우산이 좁아도 행복한 사람. 이게 사랑이다.

 

왼쪽에 내가

오른쪽엔 네가 나란히 걸으며

비바람 내치리는 길을

좁은 우산 하나로 버티며 갈 때

 

그 길 끝에서

내 왼쪽 어깨보다 덜 젖은 네 어깨를 보며

다행이라 여길 수 있다면

길이 좀 멀었어도 좋았을걸 하면서

 

내 왼쪽 어깨가 더 젖었어도 좋았을걸 하면서

젖지 않은 내 가슴 저 안쪽은 오히려 햇살이 짱짱하여

그래서 더 미안하기도 하면서

좁은 우산 하나로 버티며 갈 때
내 왼족 어깨보다 덜 젖은 네 어깨를 보며
내 왼쪽 어깨가 더 젖었어도 좋았을걸 하면서
ㅈㅓ지 않은 내 가슴 저 안쪽은 오히려 햇살이 짱짱하여
그래서 더 미안하기도 하면서

반응형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병근 안부  (0) 2024.12.17
안도현 재테크  (6) 2024.12.16
손택수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  (0) 2024.12.03
오규원 고요  (2) 2024.12.02
김선태 마음에 들다  (4) 2024.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