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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종 파안. 옛날의 농촌 주막과 같은 훈훈한 인정이 그립다.
파안
/고재종
마을 주막에 나가서
단돈 오천 원 내 놓으니
소주 세 병에
두부찌게 한 냄비
쭈그렁 노인들 다섯이
그것 나눠 자시고
모두들 볼그족족한 얼굴로
허허허
허허허
큰 대접 받았네그려 🍒
❄출처 : 고재종 시집, 『날랜 사랑』, 창작과비평사, 1995.
🍎 해설
*파안 破顔 : 얼굴이 찢어질 정도로 활짝 웃는 것.
1995년 경의 농촌 주막 풍경이다. 당시 농사를 짓던 시인이 단돈 5,000원을 내놓는다.
두부찌개 한 냄비에 소주 세 병이면 노인들 몇몇이 그것을 실컷 나눠 마신다. 그리고는 모두들 불그족족한 얼굴 가득 웃음을 띠고, “허허허, 허허허, 큰 대접 받었네 그려!” 라며 몸 둘 바 모르게 칭찬을 했다.
참으로 소박한 모습이다. 단돈 5,000원의 소주 값에도 이토록 과분한 답례를 하는 노인들은 그 얼마나 순박한가? 그 칭찬은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말이었다.
이러한 훈훈한 인정이 그리운 때다. 우리들 마음 안에 소박한 인정이 넘치는 그 엣날의 주막 하나쯤은 간직했으면 좋겠다.
마을 주막에 나가서
단돈 오천 원 내 놓으니
소주 세 병에
두부찌게 한 냄비
쭈그렁 노인들 다섯이
그것 나눠 자시고
모두들 볼그족족한 얼굴로
허허허
허허허
큰 대접 받았네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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