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

고재종 파안

무명시인M 2024. 11. 25. 04:18
728x90
반응형

고재종 파안.

고재종 파안. 옛날의 농촌 주막과 같은 훈훈한 인정이 그립다.

파안

/고재종

마을 주막에 나가서

단돈 오천 원 내 놓으니

소주 세 병에

두부찌게 한 냄비

 

쭈그렁 노인들 다섯이

그것 나눠 자시고

모두들 볼그족족한 얼굴로

 

허허허

허허허

큰 대접 받았네그려 🍒

 

출처 : 고재종 시집, 날랜 사랑, 창작과비평사, 1995.

고재종 시집.

 

🍎 해설

*파안 破顔 : 얼굴이 찢어질 정도로 활짝 웃는 것.

1995년 경의 농촌 주막 풍경이다. 당시 농사를 짓던 시인이 단돈 5,000원을 내놓는다.

 

두부찌개 한 냄비에 소주 세 병이면 노인들 몇몇이 그것을 실컷 나눠 마신다. 그리고는 모두들 불그족족한 얼굴 가득 웃음을 띠고, “허허허, 허허허, 큰 대접 받었네 그려!” 라며 몸 둘 바 모르게 칭찬을 했다.

 

참으로 소박한 모습이다. 단돈 5,000원의 소주 값에도 이토록 과분한 답례를 하는 노인들은 그 얼마나 순박한가? 그 칭찬은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말이었다.

 

이러한 훈훈한 인정이 그리운 때다. 우리들 마음 안에 소박한 인정이 넘치는 그 엣날의 주막 하나쯤은 간직했으면 좋겠다.

 

마을 주막에 나가서

단돈 오천 원 내 놓으니

소주 세 병에

두부찌게 한 냄비

 

쭈그렁 노인들 다섯이

그것 나눠 자시고

모두들 볼그족족한 얼굴로

 

허허허

허허허

큰 대접 받았네그려

마을 주막에 나가서 단돈 오천원 내 놓으니
소주 세 병에 두부찌게 한 냄비
쭈그렁 노인들 다섯이 그것 나눠 자시고
모두들 불그족족한 얼굴로
허허허 허허허 큰 대접 받았네그려

반응형

'짧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태주 종이컵  (0) 2024.12.18
안도현 겨울 편지  (2) 2024.11.28
이영광 우물  (0) 2024.11.20
최하림 이슬방울  (0) 2024.11.08
박성우 매우 중요한 참견  (0) 2024.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