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

오규원 짧은 시 나는 나무 속에서 자본다

무명시인M 2023. 11. 29. 07:22
728x90
반응형

오규원 나는 나무 속에서 자본다.

오규원 짧은 시 나는 나무 속에서 자본다. 죽음이란? 간결한 답.

나는 나무 속에서 자본다

/오규원

한적한 오후다

불타는 오후다

더 잃을 것이 없는 오후다

 

나는 나무 속에서 자본다 🍒

 

출처 : 오규원 시집, 두두, 문학과지성사, 2013, “시인의 말”.

 

🍎 해설

오규원 시인(1941~2007, 향년 66)은 아름다운 서정시를 많이 남겼다. 아직도 팬이 많다. 이 시는 그가 세상에 남긴 마지막 시다.

 

시인은 별세 며칠 전, 병문안 온 시인 이원의 손바닥에 손톱으로 이 시를 썼다. 죽음이란 다름아니라 나무 속에서 자보는 것이다. 간결하고 깊이가 있다.

 

가족들은 그를 강화도 정족산 기슭의 소나무 아래에 수목장(樹木葬)으로 묻었다.

수많은 그의 제자 시인들이 강화도 장지로 왔다. 시인의 제자 문인들은 시인의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제자인 강화도 시인 함민복을 능참봉으로 명했다. "선생을 평생 곁에서 모시게 됐다" 했더니 "이제부터는 바람소리 하나도 예사롭지 않겠지요"라고 함민복 시인은 답했다.

반응형

한적한 오후다

불타는 오후다

더 잃을 것이 없는 오후다

 

나는 나무 속에서 자본다

한적한 오후다
불타는 오후다
더 잃을 것이 없는 오후다
나는 나무 속에서 자본다
시인의 예언. 시인은 며칠 후 잠들었다.

반응형

'짧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황지우 짧은 시 겨울산  (2) 2023.12.02
손석철 짧은 시 12월 어느 오후  (2) 2023.12.01
일석 이희승 짧은 시 벽공  (2) 2023.11.28
서윤덕 짧은 시 일상  (4) 2023.11.27
백석 짧은 시 통영  (4) 2023.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