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민복 좋은 시 긍정적인 밥. 깊이가 있고 아름다운 시다. 긍정적인 밥 /함민복 시(詩)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덮여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 ❄출처 : 함민복,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창비, 2006. 🍎 해설 함민복 시인은 마흔 중반이 넘도록 강화도 남쪽 외딴 마을에서 월세 10만 원짜리 폐가를 얻어 혼자 살고 있었다. 시를 쓰고선 빨랫줄에 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