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 메밀꽃 필 무렵 . 불후의 명작 단편소설이다. 메밀꽃 필 무렵 /이효석 여름장이란 애시당초에 글러서, 해는 아직 중천에 있건만 장판은 벌써 쓸쓸하고 더운 햇발이 벌여놓은 전 휘장 밑으로 등줄기를 훅훅 볶는다. 마을 사람들은 거지 반 돌아간 뒤요, 팔리지 못한 나무꾼 패가 길거리에 궁싯거리고들 있으나 석유병이나 받고 고깃마리나 사면 족할 이 축들을 바라고 언제까지든지 버티고 있을 법은 없다. 춥춥스럽게 날아드는 파리 떼도 장난꾼 각다귀들도 귀치않다. 얽둑배기요 왼손잡이인 드팀전의 허 생원은 기어코 동업의 조 선달에게 나꾸어 보았다. “그만 거둘까?” “잘 생각했네. 봉평 장에서 한번이나 흐붓하게 사본 일 있을까. 내일 대화 장에서가 한몫 벌어야겠네.” “오늘 밤은 밤을 새서 걸어야 될걸?” “달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