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기 명시 낙화. 당신은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알고 떠나는 사람인가. 낙화 /이형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출처: 이형기, 낙화, 이형기 시전집, 한국문연, 2018. 🍎 해설 꽃의 낙화는 쉽다. 그러나 인간의 이별은 어렵다. 시인은 꽃이 진 후에 열매를 맺듯이 인간의 이별의 아픔은 영혼의 성숙으로 승화될 수 있다는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