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영 짧은 시 화살. 꿀과 침을 동시에 가진 촌철의 시.화살/이시영새끼 새 한 마리가 우듬지 끝에서 재주를 넘다가 그만 벼랑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먼 길을 가던 엄마 새가 온 하늘을 가르며 쏜살같이 급강하한다 세계가 적요하다 🍒 ❄출처 : 이시영 시집, 『긴 노래 짧은 시』, 창비, 2009. 🍎 해설*우듬지: 나무의 맨 꼭대기의 줄기 *적요하다: 적적하고 고요하다 자기의 피와 살을 나눈 자신의 새끼에 대한 사랑. 그것은 모든 생물에게 있어서 가장 원천적인 굳센 힘이다. 하늘이 무너져도 최후의 순간까지 변하지 않는 것은 모성애다. 절박한 모성애가 발동되는 순간 너무나 엄숙하여 세계는 숨죽인 듯이 고요해질 뿐이다. 이 짧은 시는 꿀과 침을 동시에 가진 촌철의 메타포어와 냉철한 카메라로 포착한 유머러스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