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자효 아직. 사랑은 함빡 주어야 한다. 아직 /유자효 너에게 내 사랑을 함빡 주지 못했으니 너는 아직 내 곁을 떠나서는 안 된다 세상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내 사랑을 너에게 함빡 주는 것이다 보라 새 한 마리, 꽃 한 송이도 그들의 사랑을 함빡 주고 가지 않느냐 이 세상의 모든 생명은 그들의 사랑이 소진됐을 때 재처럼 사그라져 사라지는 것이다 아직은 아니다 너는 내 사랑을 함빡 받지 못했으니 🍒 ❄출처 : 유자효 시집, 『아직』, 시학, 2014. 🍎 해설 사랑에는 총량이 있을 법하다. 시인은 사랑을 할 때 함빡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뭔가 미진한 게 남아 있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가슴에 저장되어 있는 사랑의 총량을 다 소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사랑의 불을 다 써서 없애기 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