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철 짧은 시 12월 어느 오후. 12월 1일, 마지막 달력 장 앞에 섰다. 12월 어느 오후 /손석철 덜렁 달력 한 장 달랑 까치 밥 하나 펄렁 상수리 낙엽 한 잎 썰렁 저녁 찬바람 뭉클 저미는 그리움. 🍒 ❄출처 : 손석철 시집, 『자목련 피기까지』, 미리내, 2000. 🍎 해설 마지막 달력 장 앞에 섰다. 바람이 분다. ‘하나’라는 말은 외롭다. 마지막 남은 한 장의 달력, 한 개의 까치밥, 한 장의 낙엽 위로 12월의 저녁 찬바람이 불어오면 그리움은 어느새 우리의 마음을 저민다. “뭉클 저미는 그리움”은 왜 솟아 오르는가? 이 해를 보내기 전에 그리운 사람들, 정다운 사람들과 차 한 잔 나누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담소의 결론은 하나다. 다사다난했던 금년이 지나면 덜렁, 달랑, 펄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