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효근 짧은 시 홍시. 홍시도 제 나름의 역사가 있다. 홍시 /복효근 누구의 시냐 그 문장 붉다 봄 햇살이 씌워준 왕관 다 팽개치고 천둥과 칠흑 어둠에 맞서 들이대던 종주먹 그 떫은 피 제가 삼킨 눈물로 발효시켜 속살까지 환하다 ❄출처 : 복효근 시집, 『꽃 아닌 것 없다』, 천년의시작, 2017. 🍎 해설 이 짧은 시는 인간사 갈피마다 켜켜이 쌓이는 파란 곡절을 고도의 집중과 함축을 통해 담아내고 있다. 홍시에도 파란 곡절의 역사가 있다. 천둥과 칠흑 어둠에 맞서 들이대던 종주먹의 역사가 있다. 그 무엇보다도 그 떫은 피를 제가 삼킨 눈물로 발효시켜 속살까지 환하게 만든 인고의 과정이 있다. 절창이다. 홍시나 과일들도 제 나름의 빛깔과 맛과 역사가 있다. 한 편의 시가 완성되기까지 겪어야 하는 인고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