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래 짧은 시 저녁눈. 눈이 오지 않을 때 읽으면 마음에 눈이 오는 듯하다. 저녁눈 /박용래 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은 말집 호롱불 밑에 붐비다 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은 조랑말 발굽 밑에 붐비다 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은 여물 써는 소리에 붐비다 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은 변두리 빈터만 다니며 붐비다. 🍒 *말집: 추녀를 사방으로 삥 둘러 지은 모말 모양의 집. ❄출처 : 문태준 편저, 『어느 가슴엔들 시가 꽃피지 않으랴2』, 민음사, 2008. 🍎 해설 ‘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은 붐비다’라는 구절이 약간씩 변화되면서 총 네 번 반복된다. 이 반복과 약간의 변화를 음미하면 어른들도 눈이 오기를 기다리게 된다. 눈이 오지 않을 때 읽으면 마음에 눈이 오는 듯하다. 눈이 올 때 읽으면 눈의 아름다움을 이모저모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