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리 짧은 시 죽 한 사발. 죽 한 사발이 되고 싶다. 죽 한 사발 /박규리 나도 언제쯤이면 다 풀어져 흔적도 없이 흐르고 흐르다가 그대 상처 깊은 그곳까지 온몸으로 스밀 죽, 한 사발 되랴 🍒 ❄출처 : 박규리 시집, 『이 환장할 봄날에』, 창비, 2004. 🍎 해설 죽과 같은 사람이란 무엇일까? 다 풀어져 흔적도 없이 흐르고 흐르는 사람이다. 결국 인고의 시간을 견디는 사람이다. 그런 참을성과 인고의 시간을 가져야만 그대 상처 깊은 그곳까지 스며들어 치유하는 힘을 얻을 수 있다. 사랑이란 인고다. 다 풀어져 흔적도 없이 흐르고 흐르는 시간을 견뎌야 한다. 그래야만 죽 한 사발이 되어 그대 마음 깊은 그곳까지 스며들 수 있다. 🌹 박규리 시인 1995년 신경림 시인의 추천으로 『민족예술』에 「가구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