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좋은 시 하일음. 25세의 아름다운 청년 나태주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있는 시. 하일음夏日吟 /나태주 나이 스물 하고도 다섯의 이 여름에 내게 있어 제일로 중요한 일은 여자들과 만나 시시덕이는 잡담이 아니고 오로지 혼자 앉아 있을 수 있는 시간들입니다. 혼자의 그 하얀 잔주름들을 잘 이겨낼 줄 아는 일이다. 가슴에 피어서 좀 쑤시게 하는 분홍, 분홍, 연분홍의 안개들을 곱게 다스려 말간 이슬 한 종재기로라도 걸려내는 일이다. 비 갠 여름 점심 한나절쯤 조히, 꽃밭 귀퉁이에 초등학생용 나무의자라도 하나 가져다 놓고 꽃들이 수선 떠는 그 소리없는 소리들의 모양새들을 착실히 구경하는 일이다. 하늘의 비늘구름들이 내려와서 자맥질하며 멱감고 나오는 꽃 속의 호수라도 한 채 찾아내는 일이다. 찾아낼 줄 아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