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좋은 시 귀가 예쁜 여자. 맞선을 봤다. 예쁜 구석은 없었다. 다만 새하얀 귀가 예뻤다. 귀가 예쁜 여자 /나태주 맞선을 본 처녀는 별로였다 살결이 곱고 얼굴이 둥글고 눈빛이 순했지만 특별히 이쁜 구석이라고는 없었다 두 번째 만나던 날 시골 다방에서 차 한 잔 마시고 갈 곳도 마땅치 않아 가까운 산 소나무 그늘에 앉아 한참을 이야기하다가 산길을 내릴 때 앞서가는 처녀의 뒷모습 조그맣고 새하얀 귀가 예뻤다 아, 귀가 예쁜 여자였구나 저 귀나 바라보며 살아가면 어떨까? 그렇게 살아, 나는 이제 늙은 남자가 되었고 아내 또한 늙은 아낙이 되었다. 🍒 ❄출처 : 나태주 시집. 『어리신 어머니』, 서정시학, 2020. 🍎 해설 맞선을 본 여자는 예쁜 구석이라고는 별로 없는 처녀였다. ‘처녀의 뒷모습/조그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