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균 명시 설야. 눈내리는 소리. 먼곳에 여인의 옷벗는 소리. 설야(雪夜) /김광균 어느 머언 곳의 그리운 소식이기에 이 한밤 소리없이 흩날리느뇨. 처마끝에 호롱불 여위어 가며 서글픈 옛 자취인 양 흰 눈이 내려 하이얀 입김 절로 가슴이 메여 마음 허공에 등불을 켜고 내 홀로 밤 깊어 뜰에 내리면 머언 곳에 여인의 옷 벗는 소리 희미한 눈발 이는 어느 잃어진 추억의 조각이기에 싸늘한 추회(追悔)이리 가쁘게 설레이느뇨. 한 줄기 빛도 향기도 없이 호올로 차디 찬 의상을 하고 흰 눈은 내려 내려서 쌓여 내 슬픔 그 위에 고이 서리다. 🍒 * 여위어 가다: 빛이 점점 어렴풋해지다. 추회(追悔) : 지나간 일이나 사람을 생각하여 그리워 하는 것. ❄출처 : 조선일보 1938년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작. 🍎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