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남 수묵 정원 9 - 번짐. 수묵화처럼 번져야 사랑이다. 水墨(수묵)정원 9-번짐 /장석남 번짐, 목련꽃은 번져 사라지고 여름이 되고 너는 내게로 번져 어느덧 내가 되고 나는 다시 네게로 번진다. 번짐, 번져야 살지 꽃은 번져 열매가 되고 여름은 번져 가을이 된다. 번짐, 음악은 번져 그림이 되고 삶은 번져 죽음이 된다 죽음은 그러므로 번져서 이 삶을 다 환히 밝힌다 또 한 번 저녁은 번져 밤이 된다. 번짐, 번져야 사랑이지 산기슭의 오두막 한 채 번져서 봄 나비 한 마리 날아온다. 🍒 ❄출처 : 장석남 시집,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 창비, 2001. 🍎 해설 수묵화(水墨畵)는 한지(韓紙)에 먹이 번져 퍼지는 효과를 얻는 방법으로 그림을 그린다. 한지에 떨어진 먹물의 번짐은 목련꽃이나 열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