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림 좋은 시 산에 대하여. 낮은 곳에서 힘들게 사는 사람들에게 시인은 애정과 격려를 보낸다. 산을 통해서. 산에 대하여 /신경림 산이라고 해서 다 크고 높은 것은 아니다. 다 험하고 가파른 것은 아니다. 어떤 산은 크고 높은 산 아래 시시덕거리고 웃으며 나지막히 엎드려 있고, 또 어떤 산은 험하고 가파른 산자락에서 슬그머니 빠져 동네까지 내려와 부러운 듯 사람 사는 꼴을 구경하고 섰다. 그리고 높은 산을 오르는 사람들에게 순하디 순한 길이 되어 주기도 하고 남의 눈을 꺼리는 젊은 쌍에게 짐짓 따뜻한 숨을 자리가 돼 주기도 한다. 그래서 낮은 산은 내 이웃이던 간난이네 안방 왕골자리처럼 때에 절고 그 누더기 이불처럼 지린내가 배지만 눈개비나무 찰피나무며 모싯대 개쑥에 덮여 곤줄박이 개개비 휘파람새 노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