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광 좋은 시 높새바람같이는. 당신과 함께 있으면 내가 좋아지던 시절이 있었다. 높새바람같이는 /이영광 나는 다시 넝마를 두르고 앉아 생각하네 당신과 함께 있으면, 내가 좋아지던 시절이 있었네 내겐 지금 높새바람같이는 잘 걷지 못하는 몸이 하나 있고, 높새바람같이는 살아지지 않는 마음이 하나 있고 문질러도 피 흐르지 않는 생이 하나 있네 이것은 재가 되어가는 파국의 용사들 여전히 전장에 버려진 짐승 같은 진심들 당신은 끝내 치유되지 않고 내 안에서 꼿꼿이 죽어가지만, 나는 다시 넝마를 두르고 앉아 생각하네 당신과 함께라면 내가, 자꾸 좋아지던 시절이 있었네 🍒 ❄출처 : 이영광 시집, 『아픈 천국』, 창비 , 2010. 🍎 해설 '높새바람'은 동해안에서 태백산맥을 넘어 서쪽으로 부는 바람이다. 늦봄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