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김재진 사랑을 묻거든

무명시인M 2023. 7. 23.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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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진 사랑을 묻거든.

김재진 사랑을 묻거든. 사랑을 묻거든 없다고 해라.

사랑을 묻거든

/김재진

사랑을 묻거든 없다고 해라.

내 안에 있어 줄어들지 않는 사랑은

결코 잃어버릴 수 없는 것이니

 

누가 사랑했냐고 묻거든 모르겠다고 해라.

아파할 일도 없으며 힘들어할 일도 없으니

 

누가 사랑 때문에 눈물 흘리거든

나를 적시며 흘러가 버린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 강물이라고 해라. 🍒

 

출처 : 김재진 시집, 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할 때, 꿈꾸는 서재 2015.

 

🍎 해설

김재진 시인은 저마다 인생의 무게를 지고 삶의 길을 뚜벅뚜벅 걷는 이들을 격려하는 시를 많이 쓴다. 마음의 위안이 필요한 우리 시대 모든 상처받은 영혼들에게 따뜻한 등불이 되어주는 시를 쓴다.

자물쇠 하나 채워놓지 않은 방 안에 있으면서도 방문 열지 못한 채 갇혀 있는 여리디여린 사람들을 위한 시를 많이 쓰다. 고은 시인은 그런 그를 두고 그의 시는 마치 이 세상에 있는 듯 없는 듯 여민 가슴인 채 심금 조용히 일렁이게 합니다. 이런 시인이 있어야 세상이 무정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한다.

 

시인은 누가 사랑을 묻거든 없다고 해라라고 시작한다. 사랑을 다 주어서 이제 남은 사랑이 없다고 말하는 것일까?

 

이 시는 마지막 연에서 절정을 이룬다. “나를 적시며 흘러가 버린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 강물이라고 해라.” 절창이다. 결국 아픈 사랑도 우리 가슴에 남아 있는 법이다.

 

고은 시인은 이 마지막 연을 이렇게 평했다.

숭숭 뚫어둔 문풍지 구멍으로 이런 가슴 아린 한 줄 한 줄이 불씨인 듯 살아나 바람잎새로 나비로 날아오르는 바!

이렇듯이 김재진의 우물에서 떠올린 서정시가의 삶들이네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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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묻거든 없다고 해라.

내 안에 있어 줄어들지 않는 사랑은

결코 잃어버릴 수 없는 것이니

 

누가 사랑했냐고 묻거든 모르겠다고 해라.

아파할 일도 없으며 힘들어할 일도 없으니

 

누가 사랑 때문에 눈물 흘리거든

나를 적시며 흘러가 버린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 강물이라고 해라.

사랑을 묻거든 없다고 해라
누가 사랑했냐고 묻거든 모르겠다고 해라
누가 사랑 때문에 눈물 흘리거든
나를 적시며 흘러가 버린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 강물이라고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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