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나팔꽃. 삶이란 무엇인가?
나팔꽃
/나태주
담벼락
가파른 절벽을
벌벌 떨며 기어올라간
나팔꽃의 덩굴손이
꽃을 피웠다
눈부시다
성스럽다
나팔꽃은 하루 한나절을 피었다가
꼬질꼬질 배틀려 떨어지는 꽃
저녁 때 시들기 시작하더니
다음날 아침 자취조차 없어졌다
그러나 빈 자리
그 어떤 덩굴손이나 이파리도
비껴서 갔다
나팔꽃 진 자리
더욱 눈부시다
성스럽다
가득하다. 🍒
❄출처 : 나태주 시집, 『당신 생각하느라 꽃을 피웠을 뿐이에요』, 니들북, 2018.
🍎 해설
미라클 모닝! 내 삶의 열정과 희망을 발견하는 시간이다. 일상생활에 찌든 내가 새로운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매일 아침의 미라클 모닝 시간에는 희망과 인내의 끈을 붙잡아야 한다.
나팔꽃은 아침 한나절에만 핀다. 담벼락 가파른 절벽을
벌벌 떨며 기어올라간 나팔꽃의 덩굴손이 꽃을 피웠다
눈부시다 성스럽다
나팔꽃은 다음 날 아침에는 자취조차 없어진다. 그러나 그 나팔꽃이 피었던 빈 자리를 그 어떤 덩굴손이나 이파리도
비껴서 갔다 나팔꽃 진 자리 더욱 눈부시다 성스럽다.
우리 인생도 한 순간이다. 인생이 항상 아침처럼 희망이 가득차기만 하면 좋겠지만 아침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그러나 열심히 노력하다가 다음 날 아침 지고 만 나팔꽃의 빈 자리처럼 열심히 살다가 간 사람들의 빈 자리는 더욱 눈부시고 성스럽고 가득하다.
인생이 항상 봄날처럼 내내 따뜻하기만 하면 좋겠지만, 봄날은 눈부시다가도 또 아쉽게 떠나가고, 잊혀질 즈음 해가 바뀌고 또 새롭게 찾아오고는 한다. 인생이 그렇고, 사랑도 그렇다. 열심히 살라. 뜨겁게 사랑하라. ‘삶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해주는 시다.
담벼락
가파른 절벽을
벌벌 떨며 기어올라간
나팔꽃의 덩굴손이
꽃을 피웠다
눈부시다
성스럽다
나팔꽃은 하루 한나절을 피었다가
다음날 아침 자취조차 없어졌다
그러나 빈 자리
나팔꽃 진 자리
더욱 눈부시다
성스럽다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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