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프로스트 명시 가지 않은 길. 인생은 망설임과 선택의 연속이다. 당신의 2023년의 선택은?
가지 않은 길
/로버트 프로스트
단풍 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더군요.
몸이 하나니 두 길을 다 가 볼 수는 없어
나는 서운한 마음으로 한참 서서
잣나무 숲 속으로 접어든 한쪽 길을
끝 간 데까지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또 하나의 길을 택했습니다. 먼저 길과 똑같이 아름답고,
아마 더 나은 듯도 했지요.
풀이 더 무성하고 사람을 부르는 듯했으니까요.
사람이 밟은 흔적은
먼저 길과 비슷하기는 했지만,
서리 내린 낙엽 위에는 아무 발자국도 없고
두 길은 그날 아침 똑같이 놓여 있었습니다.
아, 먼저 길은 다른 날 걸어보리라! 생각했지요.
인생 길이 한번 가면 어떤지 알고 있으니
다시 보기 어려우리라 여기면서도.
오랜 세월이 흐른 다음
나는 한숨 지으며 이야기하겠지요.
"두 갈래 길이 숲 속으로 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사람이 덜 밟은 길을 택했고,
그것이 내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라고. 🍒
❄출처 : "The Road Not Taken" by Robert Frost, first published in the August 1915 issue of The Atlantic Monthly, 한국어 정현종 시인 번역본.
🍎 해설
미국의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 1874~1963)가 1915년에 쓴 명시. 한 사람이 가을날 숲 속을 걷다 두 갈래 길을 마주했다가 고민 끝에 사람이 적게 지나간 길을 택했고, 이 때문에 이후의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말하는 내용이다.
단순히 어떤 길을 걸었다고 이야기하는 내용이 아니라 인생에서 선택의 중요성, 결코 그 기회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다른 기회를 포기했던 일에 대한 회한에 관해 서정적으로 다루고 있는 명시이다. 기회비용*을 다룰 때 자주 인용된다.(*기회비용: 버터 한 통의 기회비용은 달걀 한 꾸러미)
한국에서도 명사들이 자주 인용한다. 예를 들면, 어떤 정치적 결단을 한 정치인이 자신의 선택은 눈앞의 사사로운 실리를 좇은 것이 아님을 강조하면서 훗날의 역사적 평가를 각오하는 비장한 연설을 할 때 인용한다.
인생의 중차대한 갈림길에서 무엇을 선택할지에 따라 인생의 방향이 달라진다. 인생에는 정답이 없어서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맞는지 알 수 없다. 바로 여기에서 고뇌와 인간적 한계가 생겨난다. 어느 길이 좋은지는 모르기 때문에 갈등한다. 하나의 선택은 다른 하나의 포기를 의미한다. 매번 좋은 결과를 부르는 선택을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잘못된 선택이나 행동으로 후회할 때도 적지 않은 것이 우리의 인생길이다.
그러나 선택의 갈림길에서 두 길은 똑같이 매혹적으로 보였고, 한 길을 택해서 거의 끝까지 걸은 먼 훗날에도 가지 않은 길이 더 좋았는지는 미지로 남을 뿐이다. 인생은 어느 한 길을 택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두 길을 한꺼번에 갈 수 없는 한 사람의 여행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로버트 프로스트는 자신이 쓴 이 시에 대한 여러 가지 해석을 싫어하였다. 각자가 알아서 감상하라는 것이다. 하루는 한 평론가가 인터뷰에서 장시간 이 시에 대한 분석을 내리고 그의 생각은 어떻냐고 물었다. 시인의 답변은...
"그거 그냥 산책한 거 끄적인 거요."
인생은 망설임과 선택의 연속이다. 오늘은 2023년 1월 2일이다. 당신의 2023년의 선택은? 당신이 어느 길을 택하든, 가지 않은 길은 그 미지로 인한 신비와 아쉬움을 황홀한 안개처럼 두르고 저 멀리에 있을 것이다.
그게 인생일지도 모른다. 후회할지 몰라도 일단 당신의 길을 가라.
단풍 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더군요.
그러다가 또 하나의 길을 택했습니다. 먼저 길과 똑같이 아름답고,
아마 더 나은 듯도 했지요.
풀이 더 무성하고 사람을 부르는 듯했으니까요.
사람이 밟은 흔적은
먼저 길과 비슷하기는 했지만,
오랜 세월이 흐른 다음
나는 한숨 지으며 이야기하겠지요.
"두 갈래 길이 숲 속으로 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사람이 덜 밟은 길을 택했고,
그것이 내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라고.
The Road Not Taken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Then took the other, as just as fair,
And having perhaps the better claim,
Because it was grassy and wanted wear;
Though as for that the passing there
Had worn them really about the same,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세계 명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도 바울 아내 사랑 정의 (0) | 2023.01.27 |
---|---|
예이츠 이니스프리 호수 섬 (2) | 2023.01.24 |
다윗 명시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시편23 해설 (0) | 2022.11.26 |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 뱀 (2) | 2022.09.04 |
도쿠가와 이에야스 명언 인생 교훈 (0) | 2022.06.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