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이츠 명시 이니스프리 호수 섬. 유명한 서양판 귀거래사.
이니스프리 호수 섬
/예이츠
나 이제 일어나 가리, 이니스프리로 가리.
거기 욋가지 엮어 진흙 바른 작은 오막집 짓고
아홉 이랑 콩을 심고 꿀벌통 하나 두고,
벌들 잉잉대는 숲속에 나 홀로 살리.
또 거기서 얼마쯤의 평화를 누리리,
평화는 천천히 내리는 것.
아침의 베일로부터 귀뚜라미 우는 곳에 이르기까지.
한밤엔 온통 반짝이는 빛 대낮은 자줏빛으로 타오르며,
저녁엔 홍방울새 날개 소리 가득한 그 곳.
나 일어나 이제 가리, 밤이나 낮이나
호숫가에 철썩이는 잔물결 소리 들리나니
한길 위에 서 있을 때나 회색 포도 위에 서 있을 때면
내 마음 깊숙이 그 물결 소리 들리네. 🍒
The Lake Isle of Innisfree
by William Butler Yeats
I will arise and go now, and go to Innisfree,
And a small cabin build there, of clay and wattles made:
Nine bean-rows will I have there, a hive for the honeybee,
And live alone in the bee-loud glade.
And I shall have some peace there, for peace comes dropping slow,
Dropping from the veils of the morning to where the cricket sings;
There midnight's all a glimmer, and noon a purple glow,
And evening full of the linnet's wings.
I will arise and go now, for always night and day
I hear lake water lapping with low sounds by the shore;
While I stand on the roadway, or on the pavements grey,
I hear it in the deep heart's core.
❄출처 : 아일랜드의 시인 William Butler Yeats, 1865-1939 의 1888년 작품. the National Observer in 1890에 처음으로 게재.
🍎 해설
이 시는 중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오랫동안 실려 있어 우리나라 국민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는 시이다.
낭만적 꿈에 부푼 20대 후반, 노벨문학상을 탄 아일랜드의 시인은 런던의 거리를 걸으면서 잠시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올라 이 시를 썼다.
시인은 도시의 번잡을 피해 전원의 한가로움과 평화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에 잠긴다.
벌들이 잉잉거리는 숲 속, 아홉 이랑의 콩밭, 귀뚜라미 울음소리와 정겨운 호숫가의 출렁이는 물결소리 등 전원적이고 평화로운 이미지가 느릿느릿하고 리드미컬한 리듬과 어울려 아름다운 서정시가 되었다.
전원의 고향을 그리워하며 그 곳에서 안빈낙도(安貧樂道)하겠다는 마음을 노래하고 있다.
이 시가 유명하게 된 것은 인간의 근원적 그리움을 아름답게 노래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전원적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인간의 마음속에 근원적으로 내재해 있는 원천적 그리움이다. 이 시는 이걸 아름다운 서정시로 수채화처럼 그려 냈다.
나 이제 일어나 가리, 이니스프리로 가리.
벌들 잉잉대는 숲속에 나 홀로 살리.
또 거기서 얼마쯤의 평화를 누리리,
저녁엔 홍방울새 날개 소리 가득한 그 곳.
나 일어나 이제 가리, 밤이나 낮이나
내 마음 깊숙이 그 물결 소리 들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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