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정호승 좋은 시 내가 사랑하는 사람

무명시인M 2021. 2. 13.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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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 좋은 시 내가 사랑하는 사람.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정호승 좋은 시 내가 사랑하는 사람. 설날 연휴다.이 시를 음미하면서 따뜻한 가슴으로 새해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따스하게 안아 주시기 바란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승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출처: 정호승, 내가 사랑하는 사람,외로우니까 사람이다,열림원,1998>

 

🍎 해설

 

스페인 속담에 햇빛이 계속되면 사막이 되어 버린다는 말이 있다. 햇빛만 계속돼 사막이 되면 생명이 살 수 없다. 햇빛과 함께 그늘이 있어야 한다. 그늘에는 보석같은 가치가 숨어 있다.그 그늘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시인은 내 인생을 사막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 그늘이라는 고통이 있다는 것을 아름다운 시어로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내 인생에 고통이 있다는 것은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다.고통을 극복하는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시인은 긍휼(compassion)의 아름다운 정신을 우리에게 호소하고 있다.자신이 그늘이라는 고통 속에 있으면서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노래하고 있다.

시인은 사랑을 노래하면서도 언제나 상처,고통,어려움,그늘을 생각한다.사실은 우리 한국인에게 아쉬운 것은 긍휼의 정신이 부족하다는 점이다.정호승 시인은 긍휼의 시 정신이 아주 강한 시인이다.그의 시 정신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는듯 하다.

 

괴테는 일찍이 눈물로 빵을 먹어본 적이 없는 사람은 인생을 논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정호승 시인은 괴로움이나 어려움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사랑을 모른다고 말하고 있다.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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