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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대 좋은 시 이 세상의 애인은 모두가 옛애인이지요

무명시인M 2022. 10. 26.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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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대 좋은 시 이 세상의 애인은 모두가 옛애인이지요.

박정대 좋은 시 이 세상의 애인은 모두가 옛애인이지요. 이 세상에 옛애인은 없는데...

이 세상의 애인은 모두가 옛애인이지요

/박정대

나의 가슴에 성호를 긋던 바람도

스치고 지나가면 그뿐

하늘의 구름을 나의 애인이라 부를 순 없어요

 

맥주를 마시며 고백한 사랑은

텅 빈 맥주잔 속에 갇혀 뒹굴고

깃발 속에 써놓은 사랑은

펄럭인은 깃발 속에서만 유효할 뿐이지요

 

이 세상의 애인은 모두가 옛애인이지요

복잡한 거리가 행인을 비우듯

그대는 내 가슴의 한복판을

스치고 지나간 무례한 길손이었을뿐

기억의 통로에 버려진 이름들을

사랑이라고 부를 수는 없어요

 

이 세상의 애인은 모두가 옛애인이지요

맥주를 마시고 잔디밭을 더럽히며

빨리 혹은 좀 더 늦게 떠나갈 뿐이지요

 

이 세상의 영원한 애인이란 없어요

이 세상의 애인은 모두가 옛애인이지요 🍒

 

출처 : 박정대 시집, 단편들, 문학동네, 2020.

 

🍎 해설

시인은 하늘의 구름’, ‘텅 빈 맥주 잔무례한 길손이 되어버린 옛 애인을 추억한다. 시인은 기억의 통로에 버려진 이름들을 사랑이라고 부를 순없다고 말한다.

 

시인은 이 세상에 옛애인은 없어요라는 구절과, “이 세상의 애인은 모두가 옛애인이지요라는 구절을 내세운다 앞 구절이 옛사랑에 대한 미련의 부질없음을 말하고 있다면, 뒷 구절은 사랑의 영원성에 대한 부정을 말하고 있는 것 같다.

결국 이 세상의 모든 애인은 결국 옛애인이자 없는 애인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랑의 영원성에 대한 강력한 부정은 영원한 사랑에 대한 절실한 갈구를 느끼게 한다. 결국 이 작품은 사랑에 대한 절실한 사무침을 노래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러분은 현재의 애인과 어떤 사이인가요? 맥주잔 잔디밭 사랑인가요? 무례한 길손 후보인가요? 아니면 이 시에서처럼 사무치는 그 어떤 절실함이 있으신가요?

 

🌹 박정대 시인

1965년 강원도 정선에서 태어났으며 1990문학사상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단편들』『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 같은 눈이 내리지』『아무르 기타』『사랑과 열병의 화학적 근원』『모든 가능성의 거리가 있다. 현재 무가당 담배 클럽 동인, 인터내셔널 포에트리 급진 오랑캐 밴드 멤버로 활동 중이다. 김달진문학상과 소월시문학상을 수상했다.

출처 : 문학과지성사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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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애인은 모두가 옛애인이지요

복잡한 거리가 행인을 비우듯

그대는 내 가슴의 한복판을

스치고 지나간 무례한 길손이었을뿐

기억의 통로에 버려진 이름들을

사랑이라고 부를 수는 없어요

 

이 세상의 영원한 애인이란 없어요

이 세상의 애인은 모두가 옛애인이지요

맥주를 마시며 고백한 사랑은 텅 빈 맥주잔 속에 갇혀 딩굴고
깃발 속에 써놓은 사랑은 깃발 속에서만 유효
맥주를 마시며 잔디밭을 더럽히며
이 세상의 영원한 애인이란 없어요 모두가 옛애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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