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정희성 좋은 시 새우젓 사러 광천에 가서

무명시인M 2022. 6. 25.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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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성 좋은 시 새우젓 사러 광천에 가서. 사진은 광천 새우젓 젓갈시장.

정희성 좋은 시 새우젓 사러 광천에 가서. 가끔은 이런 유머와 해학시가 필요하다.

새우젓 사러 광천에 가서

/정희성

주일날 새우젓 사러 광천에 갔다가

미사 끝나고 신부님한테 인사를 하니

신부님이 먼저 알고, 예까지 젓 사러 왔냐고

우리 성당 자매님들 젓 좀 팔아주라고

 

우리가 기뻐 대답하기를, 그러마고

어느 자매님 젓이 제일 맛있냐고

 

신부님이 뒤통수를 긁으며

글쎄 내가 자매님들 젓을 다 먹어봤겠느냐고

 

우리가 공연히 얼굴을 붉히며

그도 그렇겠노라고 🍒

 

출처 : 정희성 시집,돌아다보면 문득, 창비, 2008.

 

🍎 해설

정희성 시인은 생활 속에 깃든 서민들의 삶의 애환을 서정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시인이다.

 

이 시는 해학과 유머가 넘치는 시다.‘의 발음이 비슷하게 난다는 데에서 나온 유머다. 배경은 충남 광천 새우젓 전통 젓갈시장이다. 성직자의 말에서 이런 유머를 탄생시키고 있다는 것이 파격적이다.

 

가끔은 이런 유머와 해학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세상은 그렇게 존엄하지도 또는 그렇게 저속하지도 않다. 이런 짓궂고 아슬아슬한 유머에도 싱긋 웃을 수 있어야 사람 사는 모습이 아닐까?

 

물론 이런 유머와 해학시는 무척 어렵다. 춘향전, 심청전, 판소리에서도 이런 유머와 해학을 넣는 노력이 보인다. 이건 예술이냐, 외설이냐의 유탄을 맞기도 한다. 쓴웃음을 짓게 만드느냐, 활짝 웃게 만드느냐의 경계도 모호하다. 이 시는 최소한 쓴웃음은 벗어났다고 본다. 여러분의 느낌은 어떠한가? 시인의 시적 노력이 돋보인다.

 

🌹 출판사의 해설

정희성 시인이 7년 만에 펴내는 다섯번째 시집. 잔잔한 성찰의 시편들과 더불어 해학과 유머가 실려 있는 시들 역시 다채로운 매력과 재미를 선사해주고 있다. 시인은 일상의 틀 속에 갇힌 사람들로 하여금 문득, 문득뒤를 돌아보게 하는데, 이것은 사랑과 추억의 힘이자 정희성 시의 힘이다

출처 : 정희성 시집,돌아다보면 문득, 창비, 출판사의 시집 소개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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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날 새우젓 사러 광천에 갔다가

신부님이 먼저 알고, 예까지 젓 사러 왔냐고

우리 성당 자매님들 젓 좀 팔아주라고

 

우리가 기뻐 대답하기를, 그러마고

어느 자매님 젓이 제일 맛있냐고

 

신부님이 뒤통수를 긁으며

글쎄 내가 자매님들 젓을 다 먹어봤겠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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