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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완영 짧은 시 초봄. 새봄이다. 유리창을 말갛게 닦아내자.
초봄
/정완영
내가 입김을 불어 유리창을 닦아 내면
새 한 마리 날아가며 하늘빛을 닦아 낸다
내일은 목련꽃 찾아와 구름빛도 닦으리. 🍒
❄출처 : 정완영 시집,『정완영 동시선집』, 지식을만드는지식, 2015.
🍎 해설
봄이 와서 사람들이 지난 겨울 묵은 때 낀 유리창을 입김 불어 말갛게 닦아 내면, 새들은 날아올라 하늘 유리창을 맑은 소리로 닦아 낸다. 그러면 어느새 목련꽃도 새하얀 옷자락으로 하늘 구름을 화안하게 닦아 낸다.
이 맑은 서정시는 우리의 지친 몸과 마음을 맑고 밝게 씻어 준다. 어느덧 생명들이 일을 시작한다. 우리도 스스로 푸른 생기를 되찾자.
🌹 이문재 시인의 해설
우리를 가로막고 있는 것은 벽이라기보다 유리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유리가 있다. 유리는 자주 닦지 않으면 앞을 가로막는 진짜 벽이 된다. 먼지 낀 유리창을 닦지 않는 것은, 타자를 거부하는 자폐증과 다름없다. 호호 입김을 불어 유리창을 닦자. 아니, 안경알부터 닦자. 마음의 창인 두 눈부터 씻자. 그래야 내가 보이고 네가 보인다. 그래야 문 밖에 와 있는 저 봄이 진짜 봄이 된다. 환한 새봄이 된다.
- 이문재 시인, 언론 기고문(2006년)에서 발췌
내가 입김을 불어 유리창을 닦아 내면
새 한 마리 날아가며 하늘빛을 닦아 낸다
내일은 목련꽃 찾아와 구름빛도 닦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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