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류시화 좋은 시 물안개

무명시인M 2022. 3. 3.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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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화 좋은 시 물안개. Source: www. pexels. com

류시화 좋은 시 물안개. 소리내어 읽을 수 있는 탁월한 낭송시이다.

물안개

/류시화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사랑은 그후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안개처럼

몇 겁의 인연이라는 것도

아주 쉽게 부서지더라

 

세월은 온전하게 주위의 풍경을

단단하게 부여잡고 있었다.

섭섭하게도 변해버린 것은

내 주위에 없었다

 

두리번 거리는 모든것은 그대로였다

사람들은 흘렀고

여전히 나는

그 긴 벤치에 그대로였다.

 

이제 세월이 나에게 묻는다

그럼 너는 무엇이 변했느냐고 🍒

 

출처 : 류시화 시집,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무소의뿔, 2016.

 

🍎 해설

몇 겹의 인연이라는 것도 물안개처럼 쉽사리 변하고 부서지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섭섭했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면 다른 것들이 변하고 부서진 것이 아니라 바로 내가 변해버린 것이 아닌지 나에게 되묻고 싶다.

 

하지만 류시화 시인의 이 시를 여러 가지 톤으로 낭송해 보면 해석은 여러 가지로 나온다. 정답은 없다. 각자가 느끼는대로 해석하면 그게 정답이다.

류시화 시인의 시는 탁월한 낭송시이다. 소리 내어 읽을 수 없는 시들이 양산되는 요즈음 류시화 시인의 소리 내어 읽을 수 있는 시들을 만나는 것은 우리의 행운이다.

 

이문재 시인은 이렿게 말한다. “류시화의 시들은 소리 내어 읽는 동안 독자의 온몸으로 스며든다. 그의 시에 대한 설명은 오히려 불필요한지도 모른다. 좋은 물에 대한 정의는 무색과 무취, 무미로도 충분하다. 나는 그의 시를 설명하는 대신에 '좋은 물 마시듯 이 시들을 입에 넣고 중얼거려라'”.

 

🌹 정채봉 시인의 류시화 평

법정 스님은 류시화 시인의 시에 대해 꽃이 꿀을 품고 있으면 소리쳐 부르지 않더라도 벌나비가 저절로 찾아오게 마련이라고 한 적이 있다. 나는 언젠가 찾아오겠다고 하는 분이 무슨 꽃을 좋아하세요?” 하길래 과꽃 한 송이를 류시화 시인의 시집에 얹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한 적이 있다. 그의 시를 읽고 있으면 가슴에 깊은 산속 옹달샘 하나가 생긴다. ‘생수 중의 생수는 좋은 시라는 것이 나의 믿음이다.

출처 : 류시화 시집,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무소의뿔, 2016, 정채봉 시인의 추천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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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사랑은 그후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안개처럼

몇 겁의 인연이라는 것도

아주 쉽게 부서지더라

 

이제 세월이 나에게 묻는다

그럼 너는 무엇이 변했느냐고

Source: www. pexels.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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