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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좋은 시 세월이 가면

무명시인M 2022. 2. 24.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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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좋은 시 세월이 가면. Source: www. stockvault.net

박인환 좋은 시 세월이 가면. 1950년대의 낭만적 시의 톱 클래스.

세월이 가면

/박인환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취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

 

출처 : 박인환 시집, 목마와 숙녀, 근역서재, 1976(초판본)

 

🍎 해설

이 시는 1956년에 쓰여졌다. 3년간이나 계속된 한국전쟁 속에서 도시는 온통 폐허가 되었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삶의 가치를 상실하고 철저하게 상호 무관심한 개인주의적 경향으로 바뀌게 되었다. 이러한 황폐한 분위기에서 사람들은 따스한 인간애에 목이 말랐다. 이 시는 낭만적 시의 정수라고 평가받을만 하게 당시 인기가 좋았다. 전쟁으로 가족을 잃고연인을 잃고혹은 살아 있는 사람과 이별했던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적신 화제작품이었다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이 명구절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박인환의 시는 해방공간으로부터 한국전쟁 및 전후의 혼돈시대를 배경으로 쓰여진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그의 시는 좌절과 허무의 시대를 살아가는 도시 청년의 비극적 현실 인식 및 모더니즘풍의 감각과 시어로서 형상화된 특징을 지닌다.

 

이 시도 그렇다. 그러나 청록파 등 전원적인 서정이 주조를 이루던 1950년대에 박인환 시인 혼자서 도시적 서정을 탐구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 문태준 시인의 해설

옛사랑은 가고 없지만 사랑하던 사람의 눈빛주고받던 그의 눈길부드럽고 따뜻한 말과 입가에 번지던 엷은 미소는 아직 남아있다흐릿하게 비추던 가로등 아래에서의 기다림의 시간호숫가를 거닐던 여름날낙엽이 지던 공원의 가을은 남아있다비록 나뭇잎이 떨어져 옛사랑을 덮고사랑하던 사람의 이름 또한 잊었지만잊혀진 것과 잊히지 않는 망각(忘却) 미망(未忘) 있으니  시는  모두를 기리기 위한 회상의 비망록인 셈이다.  


박인환 시인이 명동의 대폿집 ‘은성에서 즉흥적으로 창작했다는  시는 시인의 조카인 가수 박인희가 불러 대중들의 사랑을 크게 받기도 했다.  

- 문태준 시인, 언론 기고문(2008)에서 발췌.

 

🌹 박인환 시인

박인환(朴寅煥, 1926년  ~ 1956년) 1950년대의 대표적인 모더니즘 시인이다.

1926 강원도 인제에서 출생하였고 경성제일고보를 거쳐 평양의전을 중퇴하였다. 잠시 경향신문 기자도 했다. 1946년 국제신문에 거리를 발표하여 등단하였다. 1949년 동인그룹 '후반기'를 발족하여 활동하였다. 1949년 김수영 등과의 5인 합동시집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을 발간하여 본격적인 모더니즘의 기수로 주목받았다. 1955박인환 시선집을 간행하였고 19564일 동안 폭음한 것이 급성 심장마비로 이어져 자택에서 사망하였다(향년 29). 1976년에 시집 목마와 숙녀가 간행되었다.[

 

모더니즘 경향의 작품을 발표하면서도 자신만의 도시적인 비애와 인생파적인 고뇌를 그려내고 있다고 평가된다.

 

🌹 노래로 유명해 진 시

이 시는 노래로 더 유명하다. 1956년 박인환의 즉흥시에 샹송 풍의 작곡이 명동 선술집에서 동시에 이루어졌다.

 

현장에 있던 나애심이 먼저 부르고 현인, 현미, 조용필이 차례로 불렀다. 1976년 청아한 목소리의 가수 박인희가 불러 크게 알려졌다.

그 후 박인희의 노래가 된 이 노래는 박인환의 시보다도 더 유명해졌다.

 

세월이 가면. 박인환 작사 노래 박인희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지금 그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Source: www. stockvaul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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