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정희성 좋은 시 음지식물

무명시인M 2022. 2. 19. 02:49
728x90
반응형

정희성 좋은 시 음지식물. Source: www. pexels. com

정희성 좋은 시 음지식물.  사람 사는 세상에도 음지가 있다. 

음지식물

/정희성

음지식물이 처음부터 음지식물은 아니었을 것이다

큰 나무에 가려 햇빛을 보기 어려워지자

몸을 낮추어 스스로 광량(光量)을 조절하고

그늘을 견디는 연습을 오래 해왔을 것이다

나는 인간의 거처에도 그런 현상이 있음을 안다

인간도 별수 없이 자연에 속하는 존재이므로 🍒

 

출처 : 정희성 시집, 그리운 나무, 창비, 2013.

 

🍎 해설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고달픈 환경에 적응하고 잘 견뎌내는 음지식물과 같은 사람들이 있다.

오늘 하루를 그런 사람들을 응원하면서 시작한다.

 

내가 양지식물이라는 선민의식에서 하는 소리가 결코 아니다. 긍휼(compassion)은 이 세상을 이끌어 나가는 기본정신이기 때문이다.

 

🌹 문태준 시인 해설

일광日光의 양이 부족하고 대체로 축축한 곳에서 자라는 식물들이 있다. 탁 트여 넓고 밝고 시원한 곳과는 아주 다른 곳에서 그들은 자란다. 시인은 그런 음지 식물들이 생존의 방식 차원에서 그늘을 견디며 살아오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견딘다'는 말에는 '여기에 고통이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사람도 하나의 '작은 자연'이어서 사람 사는 세상에도 음지가 있다. 음지에서 그늘을 견디고 있는, 고통을 참고 버티며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세상에 봄이 왔지만 아직 잔설과도 같은 찬 기운 속에서, 그늘진 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나에게 고운 모래처럼 쏟아지는 빛을 한 줌 덜어내서 한 평의 음지에 부어줄 줄 아는 그런 이가 되었으면 한다. 우리의 마음이 보다 넓고 아량이 있었으면 한다.

출처 : 문채준 편저, 시가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줄 것이다, 마음의숲, 2019.

 

🌹 출판사의 정희성 시인 소개

시인은 지난 시절 분노의 감정과 미움의 언어로 시를 써왔음을 반성하며 어린애 같은 마음으로 되돌아가서 세상을 고운 눈으로 바라보고자 한다. 시인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경박 천박한 세상이라고 개탄하지만, 그래도 이 세상이 아름다운 것은 밥을 굶으면서도 아름다움을 찾아 나서는 시인이 정치꾼보다 많기 때문이라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출처 : 정희성 시집, 그리운 나무, 창비, 2013, 출판사의 책 소개문에서 발췌.

반응형

음지식물이 처음부터 음지식물은 아니었을 것이다

큰 나무에 가려 햇빛을 보기 어려워지자

몸을 낮추어 스스로 광량(光量)을 조절하고

그늘을 견디는 연습을 오래 해왔을 것이다

나는 인간의 거처에도 그런 현상이 있음을 안다

인간도 별수 없이 자연에 속하는 존재이므로

Source: www. pexels. com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