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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좋은 시 하늘은 넓다

무명시인M 2021. 12. 13.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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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좋은 시 하늘은 넓다. Source: www. unsplash. com

나태주 좋은 시 하늘은 넓다. 시인이 초등학교 교사로서 아이들과 마음을 나눈 시다.

하늘은 넓다

/나태주

우리 학교 정원의

향나무 꼭대기에

집을 짓고 새끼를 친 참새

 

날마다 짝째글

짹째글 커지는

참새 새끼들 울음

 

아이들에겐 알려주지 말자

어른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어른들에겐 알려주지 말자

아이들은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

 

참새 새끼들 다 자라

하늘로 날아간다

훠이훠이 하늘은 넓다. 🍒

 

​❄출처 : 나태주, 하늘은 넓다, 이야기가 있는 시집, 푸른길, 2006.

 

🍎 해설

나태주 시인은 평생을 시골에서 살며 초등학교 아이들을 가르치고 그 속에서 시를 써 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서정 시인이다. 시인은 초등학교 교사로서 어른들과 아이들이 서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시도 몇 편 썼다. 이 시는 선생으로서의 마음을 쓴 시다. 아이들을 믿고 사랑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 나태주 시인의 자작시 해설

나는 초등학교 교장 선생을 8년 동안이나 했습니다. 교장들 사이에서는 '시인 교장'이라고 불렸고 시인들 사이에서는 '교장 시인'이라고 불렸습니다. 어쩌면 나의 일생가운데 그 시절이 가장 자랑스럽고 감사한 시절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날마다 출근하면 제일 먼저 학교 안을 돌아보곤 했습니다. 학교의 건물이나 시설물, 나무 같은 것들이 잘 있나 알아보려고 그러는 것이지요. 어느 날, 학교를 돌다 보니 우리 학교 정원의 향나무 가지 속에 참새가 집을 지었어요. 참새는 대개 지붕의 틈새에 집을 짓는데 그런 곳이 마땅치 않아 향나무 가지 속에 집을 지었던 모양이에요. 나는 교무실로 돌아와 선생님들에게 그 이야기를 했어요. 그런데 선생님들도 이미 알고 있는 거예요. 그뿐이 아니에요. 아이들까지도 안다는 거예요. 아이들이 알면서도 그냥 놔둔 것이지요.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감동을 했습니다. 그 뒤에 참새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어미 참새는 아기 참새를 잘 길러서 둥지를 떠나게 하였지요. 그 후, 가끔 교장실 유리창가로 참새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이 보이고는 했어요. 참새를 볼 때마다 나는 내가 엄마 참새가되고 아기 참새가 된 것처럼 기분이 좋고 기뻣어요. 서로가 고마운 일이에요.

- 나태주 지음, 저 여리고 부드러운 것이, 지식프레임, 2019에서 발췌.

 

​우리 학교 정원의

향나무 꼭대기에

집을 짓고 새끼를 친 참새

 

어른들에겐 알려주지 말자

아이들은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

 

참새 새끼들 다 자라

하늘로 날아간다

훠이훠이 하늘은 넓다.

Source: www. unsplash.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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