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문정희 좋은 시 친구처럼

무명시인M 2021. 11. 28.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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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희 좋은 시 친구처럼. 올 한 해도 다 지나가고 있다. Source: www.pexels.com

문정희 좋은 시 친구처럼.  올 한 해도  다 지나가고 있다. 

친구처럼

/문정희

사람도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누가 몰랐으랴.

아무리 사랑하던 사람끼리도

끝까지 함께 갈 순 없다는 것을.

 

진실로 슬픈 것은 그게 아니었지.

언젠가 이 손이 낙엽이 되고

산이 된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언젠가가

너무 빨리 온다는 사실이지.

 

미처 숨 돌릴 틈도 없이

온몸으로 사랑할 겨를도 없이

 

어느 하루

잠시 잊었던 친구처럼

홀연 다가와

투욱! 어깨를 친다는 사실이지. 🍒

 

출처 : 문정희, 친구처럼, 남자를 위하여, 민음사, 1996.

 

🍎 해설

오늘은 올 한 해도 다 지나가는 11월의 끝자락 일요일이다. 나무들도 잎을 다 떨구었다. 고장난 벽시계는 멈추었는데 야속한 이 세월은 고장도 없다.

 

세월아 너는 어찌 돌아도 보지 않느냐

나를 버린 사람보다

네가 더욱 야속하더라

한두 번 사랑 땜에 울고 났더니

저만큼 가버린 세월

고장 난 벽시계는 멈추었는데

저 세월은 고장도 없네

 

그래도 문정희 시인의 야속한 이 세월은 잠시 잊었던 친구처럼 홀연히 다가와 어깨를 투욱 치며 몇마디 말을 남긴다. 너와 나 자연처럼 언젠가는 이별이 올지도 모른다, 지금 잘 하자, 온 몸으로 사랑할 때는 사랑하라, 청춘에 대한 애타는 그리움 등등.

 

그렇다. 내 남은 여생 중에서는 내년이 가장 청춘이다.내년에는 무얼 할 것인가? 세월이 또 친구처럼 다가와 투욱! 어깨를 치기 전에 한번 성찰해 보기로 한다.

 

아무리 사랑하던 사람끼리도

끝까지 함께 갈 순 없다는 것을.

 

그 언젠가가

너무 빨리 온다는 사실이지.

 

어느 하루

잠시 잊었던 친구처럼

홀연 다가와

투욱! 어깨를 친다는 사실이지.

 

Source: www.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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