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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 좋은 시 결혼에 대하여

무명시인M 2021. 9. 16.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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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 좋은 시 결혼에 대하여. Photo Source: www. pixabay. com

정호승 좋은 시 결혼에 대하여. 당신은 어떤 결혼조건을 따져보고 결혼하셨나요?

결혼에 대하여

/정호승

만남에 대하여 진정으로 기도해온 사람과 결혼하라

 

봄날 들녘에 나가 쑥과 냉이를 캐어본 추억이 있는 사람과 결혼하라

된장을 풀어 쑥국을 끓이고 스스로 기뻐할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일주일 동안 야근을 하느라 미처 채 깍지 못한 손톱을 다정스레 깎아주는 사람과 결혼하라

 

콧등에 땀을 흘리며 고추장에 보리밥을 맛있게 비벼먹을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어미를 그리워하는 어린 강아지의 똥을 더러워하지 않고 치울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가끔 나무를 껴안고 나무가 되는 사람과 결혼하라

 

나뭇가지들이 밤마다 별들을 향해 뻗어나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고단한 별들이 잠시 쉬어가도록 가슴의 단추를 열어주는 사람과 결혼하라

가끔은 전깃불을 끄고 촛불 아래서 한권의 시집을 읽을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책갈피 속에 노란 은행잎 한 장쯤은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는 사람과 결혼하라

밤이 오면 땅의 벌레 소리에 귀기울일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밤이 깊으면 가끔은 사랑해서 미안하다고 속삭일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결혼이 사랑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사랑도 결혼이 필요하다

사랑한다는 것은 이해한다는 것이며

결혼도 때로는 외로운 것이다.

 

출처 : 정호승, 결혼에 대하여,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열림원, 1998.

 

🍎 해설

문호 괴테는 결혼 생활은 참다운 뜻에서 연애의 시작이다.”라는 불후의 시구를 남겼다.

 

시인이 노래한 결혼조건을 따져보고 결혼을 한 신랑 신부가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결혼이 사랑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사랑도 결혼이 필요하다. 사랑한다는 것은 이해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사랑하면 결혼하고 싶다. 그러나 결혼 생활에서 가장 잘 잃어버리는 것이 사랑인 것 또한 사실이다. 이해심이 바탕이 되어야 평생 짝으로 갈 수 있다는 말이 있다. 특히 시인이 노래하고 있는 감당하기 버거운 감성으로 배우자를 감싸주어야 한다.

 

, 여러분 무엇부터 실천해 보시겠습니까? “가끔은 전깃불을 끄고 촛불 아래서 한권의 시집을 읽어 주시겠습니까?”

 

괴테가 노래한 연애를 시작해 보시겠습니까?” 오늘부터...

 

만남에 대하여 진정으로 기도해온 사람과 결혼하라

된장을 풀어 쑥국을 끓이고 스스로 기뻐할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가끔은 전깃불을 끄고 촛불 아래서 한권의 시집을 읽을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결혼이 사랑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사랑도 결혼이 필요하다

사랑한다는 것은 이해한다는 것이며

결혼도 때로는 외로운 것이다.

Photo Source: www. pixabay.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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