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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주 좋은 시 추석 전날 달밤에 송편 빚을 때

무명시인M 2021. 9. 18.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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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주 좋은 시 추석 전날 달밤에 송편 빚을 때. Photo Source: www. pixabay. com

서정주 좋은 시 추석 전날 달밤에 송편 빚을 때. 이번 추석 명절을 어떻게 보내시렵니까?

추석 전날 달밤에 송편 빚을 때

/서정주

추석 전날 달밤에 마루에 앉아

온 식구가 모여서 송편 빚을 때

그 속에 푸른 풋콩 말아넣으면

휘영청 달빛은 더 밝아오고

뒷산에서 노루들이 좋아 울었네

 

“저 달빛엔 꽃가지도 휘이겠구나!”

달 보시고 어머니가 한 마디 하면

대수풀에 올빼미도 덩달아 웃고

달님도 소리내어 깔깔거렸네

달님도 소리내어 깔깔거렸네

 

출처 : 서정주, 추석 전날 달밤에 송편 빚을 때, 미당 서정주 전집, 은행나무, 2015.

 

🍎 해설

올 해 추석에도 불효자는 옵니다라는 패러디 현수막이 농촌마을 곳곳에 내걸렸다. 불효자가 내년에는 온다는 기약이다. 올 해 추석에도 코로나 19로 전통적인 민족대이동은 없을 것 같다.

 

서정주 시인의 추석 시는 한 편의 아름다운 동화와 같다. 노루, 풋콩, 올빼미, 달님 등의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져 송편을 빚는 맑고 고운 삶이 보름달 빛에 빛난다.

저 달빛엔 꽃가지도 휘이겠구나!” 꽉 찬 달을 보며, 어머니가 하시는 말씀은 그대로 시다. 동시에 어머니가 온 가족들의 센터임을 암시하고 있다. 온 가족이 오랜만에 둘러앉아 송편을 빚으며 오순도순 인정을 나누던 그 시절이 지금은 얼마나 소중한 추억인가.

 

올 해 추석에는 도란도란 송편을 함께 빚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추석날 아파트 창문을 열어 놓고 둥근 보름달을 가족끼리 함께 보시기 바란다. 추석 보름달빛을 가슴에 퍼 담으면서 인정을 나누고 찌푸러졌던 마음, 웅크러졌던 마음을 보름달처럼 환하게 펴시기 바란다.

 

추석 전날 달밤에 마루에 앉아

온 식구가 모여서 송편 빚을 때

 

“저 달빛엔 꽃가지도 휘이겠구나!”

달 보시고 어머니가 한 마디 하면

대수풀에 올빼미도 덩달아 웃고

달님도 소리내어 깔깔거렸네

Photo Source: www. pixabay.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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