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오세영 눈

무명시인M 2024. 2. 28.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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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영 눈.

오세영 눈. 언 마음이 녹은 자만이 사랑을 안다. 눈처럼...

/오세영

순결한 자만이
자신을 낮출 수 있다
 
자신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은
남을 받아들인다는 것
인간은 누구나 가장 낮은 곳에 설 때
사랑을 안다
 
살을 에는 겨울
추위에 지친 인간은 제각기 자신만의
귀가길을 서두르는데
왜 눈은 하얗게 하얗게
내려야만 하는가
 
하얗게 하얗게 혼신의 힘을 기울여
바닥을 향해 투신하는 눈
눈은 낮은 곳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녹을 줄을 안다
 
나와 남이 한데 어울려
졸졸졸 흐르는 겨울 물소리
언 마음이 녹은 자만이
사랑을 안다 🍒
 
❄출처 : 오세영 시집, 『잠들지 못하는 건 사랑이다』, 책만드는집, 2002.
 

🍎 해설

올 겨울도 다 가고 있습니다. 이 겨울이 가기 전에 눈처럼 아래를 향하여 내리는 마음으로 자신을 가장 낮은 곳에 한 번 세워 보시기 바랍니다.
 
낮은 곳에 있는 이웃을 살펴 볼 줄 아는 긍휼의 정신을 실천해 보시기 바랍니다.
 
인간은 누구나 가장 낮은 곳에 설 때 사랑을 안다고 합니다. 언 마음이 녹은 자만이 사랑을 안다고 합니다. 가장 낮은 곳에 서 있는 당신, 언 마음이 녹아 있는 당신은 사랑을 획득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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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남이 한데 어울려
졸졸졸 흐르는 겨울 물소리
언 마음이 녹은 자만이
사랑을 안다

인간은 누구나 가장 낮은 곳에 설 때 사랑을 안다
눈은 낮은 곳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녹을 줄을 안다
나와 남이 한데 어울려 졸졸졸 흐르는 겨울 물소리
언 마음이 녹은 자만이 사랑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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