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김용택 세상의 길가

무명시인M 2024. 1. 24.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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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세상의 길가.

김용택 세상의 길가. 처지를 바꾸어 생각해 보자.

세상의 길가

/김용택

내 가난함으로
세상의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배부릅니다
 
내 야윔으로
세상의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살이 찝니다
 
내 서러운 눈물로
적시는 세상의 어느 길가에서
새벽밥같이 하얀
풀꽃들이 피어납니다. 🍒
 
❄출처 : 김용택 시집, 『그 여자네 집』, 창작과비평사, 1998.
 

🍎 해설

역지사지易地思之, 상대편과 처지를 바꾸어 생각하라는 사자성어다. 상대편의 처지나 형편에서 생각해보고 이해하라는 뜻이다.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내가 배부르고 부유한 것은 세상의 어딘가에서 누군가 굶고 있기 때문이며, 내가 살이 찐 것은 누군가 야위어가고 있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라고. 이런 생각들이 세상에 있으면 서러운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없으리라.
 
우리가 나눠야 할 것은 어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거창한 그 무엇이 아니다. 어려운 사람이 어려운 사람을 만나면 그 어려움을 더 잘 이해한다. 괴테는 일찍이 “눈물과 함께 빵을 먹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은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알지 못한다.”고 노래했다. 긍휼의 정신으로 더불어 살아 가면서 세상의 어느 길가에서 새벽밥같이 하얀 풀꽃들을 피어 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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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난함으로
세상의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배부릅니다
 
내 서러운 눈물로
적시는 세상의 어느 길가에서
새벽밥같이 하얀
풀꽃들이 피어납니다.

내 가난함으로 세상의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배부릅니다
내 야윔으로 세상의 어딘가에서 살이 찝니다
내 서러운 눈물로 적시는 세상의 어느 길가에서
새벽밥같이 하얀 풀꽃들이 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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