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

정지용 짧은 시 말 1

무명시인M 2023. 10. 2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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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말 1.

정지용 짧은 시 말 1.인간이 갖고 있는 원천적인 그리움과 말.

말 1

/정지용

말아, 다락같은 말아,
너는 즘잔도 하다 마는
너는 웨 그리 슬퍼 뵈니?
말아, 사람편인 말아,
검정 콩 푸렁 콩을 주마.
 
이 말은 누가 난 줄도 모르고
밤이면 먼데 달을 보며 잔다. 🍒
 
❄출처 : 정지용 시집, 『정지용 전집 1: 시』, 민음사, 2016
.

🍎 해설

말과 대화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다락같은 말이라고 한 것은 말의 키가 다락같이 높다는 뜻이다. 들판을 뛰어 다니는 말이 아니라 사람과 교감을 나누는 사람편인 말이다.
 
푸렁 콩을 주는 것은 희망을 주는 행위다. 푸렁 콩을 줌으로써 말로 하여금 힘껏 달려보게 하려는 것은 자신이 말처럼 어디론가 힘껏 달려가고 싶다는 자신의 희망이다.
 
“이 말은 누가 난 줄도 모르고
밤이면 먼데 달을 보며 잔다.”
이 마지막 구절은 무슨 뜻일까? 자기의 고향도 자기를 낳은 부모도 알지 못하고 막연히 먼데 달을 바라보면서 잠을 청하는 말의 모습. 항상 누워서 자는 것이 아니라 서서 자는 말의 모습. 인간이 원천적으로 갖고 있는 막연한 그리움과 닮았다.
 
이 마지막 구절은 벼락치듯 나를 전율시킨 최고의 시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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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아, 다락같은 말아,
너는 즘잔도 하다 마는
너는 웨 그리 슬퍼 뵈니?
말아, 사람편인 말아,
검정 콩 푸렁 콩을 주마.
 
이 말은 누가 난 줄도 모르고
밤이면 먼데 달을 보며 잔다.

말아, 다락같은 말아. 너는 왜 그리 슬퍼 뵈니?
말아, 사람편인 말아,
검정 콩 푸렁 콩을 주마
이 말은 누가 난 줄도 모르고
밤이면 먼데 달을 보며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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