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근 좋은 시 목수의 손. 아름다운 상상력, 깊이가 있는 시다. 목수의 손 /정일근 태풍에 무너진 담을 세우려 목수를 불렀다. 나이가 많은 목수였다. 일이 굼떴다. 답답해서 일은 어떻게 하나 지켜보는데 그는 손으로 오래도록 나무를 쓰다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 못 하나를 박았다. 늙은 목수는 자신의 온기가 나무에게 따뜻하게 전해진 다음 그 자리에 차가운 쇠못을 박았다. 그 때 목수의 손이 경전처럼 읽혔다. 아하, 그래서 목수(木手)구나. 생각해보니 나사렛의 그 사내도 목수였다. 나무는 가장 편안한 소리로 제 몸에 긴 쇠못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 ❄출처 : 정일근, 목수의 손, 착하게 낡은 것의 영혼, 시학, 2006. 🍎 해설 정일근의 시는 아름답다. 그의 시적 상상력은 아름답다. 시인은 태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