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석정 좋은 시 아직 촛불을 켤 때가 아닙니다. 고요하고 아름다운 이상향을 노래한 대표적인 목가시. 아직 촛불을 켤 때가 아닙니다 /신석정 저 재를 넘어가는 저녁 해의 엷은 광선들이 섭섭해 합니다. 어머니 아직 촛불을 켜지 말으셔요. 그리고 나의 작은 명상의 새 새끼들이 지금도 저 푸른 하늘에서 날고 있지 않습니까? 이윽고 하늘이 능금처럼 붉어질 때, 그 새 새끼들은 어둠과 함께 돌아온다 합니다 언덕에서는 우리의 어린 양들이 낡은 녹색 침대에 누워서 남은 햇볕을 즐기느라고 돌아오지 않고 조용한 호수 위에는 이제야 저녁 안개가 자욱이 내려오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어머니 아직 촛불을 켤 때가 아닙니다. 늙은 산의 고요히 명상하는 얼굴이 멀어 가지 않고 머언 숲에서는 밤이 끌고 오는 그 검은 치맛자락이 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