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인 바짝 붙어서다. 긍휼의 시 세계를 개척한 한국시단의 기념비적인 작품..바짝 붙어서다/김사인굽은 허리가 신문지를 모으고 상자를 접어 묶는다 몸빼는 졸아든 팔순을 담기에 많이 헐겁다 승용차가 골목 안으로 들어오자 벽에 바짝 붙어 선다 유일한 혈육인양 작은 밀차를 꼭 잡고 저 고독한 바짝 붙어서기 더러운 시멘트벽에 거미처럼 수조 바닥의 늙은 가오리처럼 회색벽에 낮고 낮은 저 바짝 붙어서기 차가 지나고 나면 구겨졌던 종이같이 할머니는 천천히 다시 펴진다 밀차의 바퀴 두개가 어린 염소처럼 발꿈치를 졸졸 따라간다. 늦밤에 그 방에 켜질 헌 삼성테레비를 생각하면 기운 싱크대와 냄비들 그 앞에 서있을 굽은 허리를 생각하면 목이 메인다. 방 한 구석 힘주어 꼭 짜놓은 걸레를 생각하면... 🍒 ❄출처 : 김사인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