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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좋은 시 옥수수밭 옆에 당신을 묻고

무명시인M 2021. 10. 18.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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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좋은 시 옥수수밭 옆에 당신을 묻고. Photo Source: www. pixabay. com

도종환 좋은 시 옥수수밭 옆에 당신을 묻고. 배우자와의 사별은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일이다.

옥수수밭 옆에 당신을 묻고

/도종환

견우직녀도 이 날만은 만나게 하는 칠석날

나는 당신을 땅에 묻고 돌아오네

안개꽃 몇 송이 함께 묻고 돌아오네

살아 평생 당신께 옷 한 벌 못 해주고

당신 죽어 처음으로 베옷 한 벌 해 입혔네

당신 손수 베틀로 짠 옷가지 몇 벌 이웃께 나눠주고

옥수수밭 옆에 당신을 묻고 돌아오네

 

은하 건너 구름 건너 한 해 한 번 만나게 하는 이 밤

은핫물 동쪽 서쪽 그 멀고 먼 거리가

하늘과 땅의 거리인 걸 알게 하네

 

당신 나중 흙이 되고 내가 훗날 바람 되어

다시 만나지는 길임을 알게 하네

내 남아 밭 갈고 씨 뿌리고 땀 흘리며 살아야

한 해 한 번 당신 만나는 길임을 알게 하네 🍒

 

출처 : 도종환, 옥수수밭 옆에 당신을 묻고. 접시꽃 당신, 실천문학사, 2005.

 

🍎 해설

이 시는 아내와의 사별을 겪은 시인의 자전적 체험을 형상화하였다.

 

배우자의 사별은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일이다. 시인은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이 일을 새로운 희망으로 전환시키는 놀라운 시를 탄생시켰다.

 

옥수수밭 옆에 아내를 땅에 묻은 날이 견우 직녀가 오랜 이별 끝에 서로 만나는 칠월칠석날이라고 한다. 이별이 아니라 새로운 만남의 계기로 귀착된다. 당신 나중 흙이 되고 내가 훗날 바람 되어 다시 만나지는 길임을 알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남아 밭 갈고 씨 뿌리고 땀 흘리며 살아야 한 해 한 번 당신을 만날 수 있다고 시인은 노래한다.

 

이 시는 결국 애절한 마음과 안타까움, 그리움들을 잘 흡수하여 생활에 충실한 삶을 사는 것이 죽은 아내에게 떳떳한 길이라는 삶의 자세를 성찰하고 있다. 그래서 이 시는 역경에 처한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시로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시와 비슷한 맥락의 시집 접시꽃 당신은 출간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견우직녀도 이 날만은 만나게 하는 칠석날

옥수수밭 옆에 당신을 묻고 돌아오네

살아 평생 당신께 옷 한 벌 못 해주고

당신 죽어 처음으로 베옷 한 벌 해 입혔네

 

당신 나중 흙이 되고 내가 훗날 바람 되어

다시 만나지는 길임을 알게 하네

내 남아 밭 갈고 씨 뿌리고 땀 흘리며 살아야

한 해 한 번 당신 만나는 길임을 알게 하네

Photo Source: www. pixabay.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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