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좋은 시 성묘. 위 사진은 강원도 영월 선암마을의 한반도 지형. 관광코스다.
성묘
/고은
아버지, 아직 남북통일이 되지 않았습니다.
일제 강점기 소금장수로
이 땅을 떠도신 아버지.
아무리 아버지의 두만강 압록강을 생각해도
눈 안에 선지가 생길 따름입니다.
아버지의 젊은 시절
두만강의 회령 수양버들을 보셨지요.
국경 수비대의 칼날에 비친
저문 압록강의 붉은 물빛을 보셨지요.
그리고 아버지는
모든 남북의 마을을 다니시면서
하얀 소금을 한 되씩 팔았습니다.
때로는 서도(西道) 노래도 흥얼거리고
꽃피는 남쪽에서는 남쪽이라
밀양 아리랑도 흥얼거리셨지요.
한마디로, 세월은 흘러서
멈추지 않는 물인지라
젊은 아버지의 추억은
이 땅에 남지도 않고
아버지는 하얀 소금이 떨어져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 남북통일이 되면
또다시 이 땅에 태어나서
남북을 떠도는 청정한 소금장수가 되십시오.
“소금이여”, “소금이여”
그 소리, 멀어져 가는 그 소리를 듣게 하십시오.
❄출처 : 고은, 성묘, 시집 문의마을에 가서, 민음사, 1974.
🍎 해설
이 시를 게시하는 데 어떤 정치적 목적이나 남북통일에 관한 정치적 메시지는 없다. 다만 독일통일의 교훈을 한번 생각해 보자는 말은 하고 싶다. 당시 동독 주민들의 자유 서독에 대한 동경심이 독일 통일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한다. 남북통일의 시계는 지금 캄캄한 오밤중이지만, 북한 주민들의 마음 속에 자유 대한민국에 대한 동경심이 조금씩이나마 더 깊어지기를 바랄 뿐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북한 주민들을 생각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이 이걸 좀 알아주기를 바란다.
🌹강산에의 라구요
싱어송라이터인 강산에의 ‘라구요’는 고은 시인의 성묘와는 메시지가 다르지만 시와 노래 모두 감상할만 하다.
라구요
/강산에
두만강 푸른물에 노젓는 뱃사공을 볼수는 없었지만
그 노래만은 너무 잘 아는건 내 아버지 레파토리
그 중에 십팔번이기 때문에 십팔번이기 때문에
고향 생각나실때면 소주가 필요하다 하시고
눈물로 지새우시던 내아버지 이렇게 얘기했죠
죽기전에
꼭 한번만이라도 가봤으면 좋겠구나 라구요-
눈보라 휘날리는 바람찬 흥남부두 가보지는 못했지만
그 노래만은 너무 잘 아는건 내 아버지 레파토리
그 중에 십팔번이기 때문에 십팔번이기 때문에
남은 인생남았으면 얼마나 남았겠니 하시고
눈물로 지새우시던 내아버지 이렇게 얘기했죠
죽기전에
꼭 한번만이라도 가봤으면 좋겠구나 라구요-
작사 작곡 및 노래: 싱어송라이터 강산에 / 출처: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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