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승 바람 부는 저녁. 뒤집어지는 전복의 미학. 바람 부는 저녁 /이현승 산책로에서 갈대의 간격을 본다 바람이 불 때마다 촘촘하게 서걱이는 갈대들 눈물을 훔쳐 주기 좋은, 부대끼기 좋은, 흐느끼는 사람의 곁에서 가만히 외면하기 좋은 간격이 있다. 🍒 ❄출처 : 『서정시학 2023년 겨울호』, 서정시학, 2023. 🍎 해설 이 짧은 시에는 기승전결의 논리가 있다. 뒤집어지는 전복의 미학과 번뜩임의 섬광 사이에 통찰과 서정의 뿌리를 그대로 응축하고 있다. 이 짧은 시에 갈대의 다양한 풍경을 담았다. 갈대의 간격이 눈물을 훔쳐주기 좋은 간격이라고 하면서 흐느끼는 사람의 곁에서 가만히 외면하기 좋은 간격이 있다고 노래한다. 아름다운 전복의 미학이 있다. 시는 어렵고 고상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시를 생활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