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률 좋은 시 사랑의 역사. 귀하의 사랑의 역사를 작성해 보십시오. 사랑의 역사 /이병률 왼편으로 구부러진 길, 그 막다른 벽에 긁힌 자국 여럿입니다 깊다 못해 수차례 스치고 부딪힌 한두 자리는 아예 음합니다 맥없이 부딪혔다 속상한 마음이나 챙겨 돌아가는 괜한 일들의 징표입니다 나는 그 벽 뒤에 살았습니다 잠시라 믿고도 살고 오래라 믿고도 살았습니다 굳을 만하면 받히고 굳을 만하면 받히는 등 뒤의 일이 내 소관이 아니란 걸 비로소 알게 됐을 때 마음의 뼈는 금이 가고 천장마저 헐었는데 문득 처음처럼 심장은 뛰고 내 목덜미에선 난데없이 여름 냄새가 풍겼습니다 🍒 ❄출처 : 이병률 시집, 『바람의 사생활』,창비,2006. 🍎 해설 *음합니다; 어둡다. *굳을만 하면 받히고: 시 원문에는 받치고라고 되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