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학 좋은 시 백수. 당신은 백수 경험이 없는가. 백수 /안상학 요즘 아내의 방문 여닫는 소리 자꾸만 크게 들린다. 도대체 뭘 해요 쿵, 뭐 좀 이렇게 해봐요 쿵, 부글부글 속 끓이다가 끽, 뭐라 목젖을 잡아당기다가도 끼익, 한숨 한 번 내쉴 양이면 그마저 문소리에 끼여 끽, 문소리가 격해질수록 나는 벙어리가 되어간다. 쿵, 하는 문소리 사그라지는 틈으로 아내의 목소리 아이더러, 아빠 식사하세요 해, 하는 말 엿듣고 눈물난다. ❄출처 : 안상학, 백수, 안동소주, 걷는사람, 2019. 🍎 해설 남자로서 눈치를 보고 살아간다는 것 만큼 고달픈 건 없다. 그 중에서도 가장이 백수가 되어 방글라대시 여행(이 방 저 방 굴러다니며 대시)중에 있을 때 아내의 눈치를 보며 사는 순간을 남자들은 가장 두려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