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꽃밭의 경계. 내 마음의 경계는?꽃밭의 경계 /안도현 꽃밭을 일구려고 괭이로 땅의 이마를 때리다가날 끝에 불꽃이 울던 저녁도 있었어라 꽃밭과 꽃밭 아닌 것의 경계로 삼으려고 돌을 주우러 다닐 때계곡이 나타나면 차를 세우고 공사장을 지나갈때면 목 빼고 기웃거리고 쓰러지는 남의 집 됫박만 한 주춧돌에도 눈독을 들였어라 물 댄 논에 로터리 치는 트랙터 지나갈 때 그 뒤를 겅중겅중 좇는 백로의 눈처럼 눈알을 희번덕거렸어라 꽃밭에 심을 것들을 궁리하는 일보다 꽃밭의 경계를 먼저 생각하고 돌의 크기와 모양새부터 가늠하는 내 심사가 한심하였어라 하지만 좋았어라 돌을 주워들 때의 행색이야 손바닥 붉은 장갑이지만 이 또한 꽃을 옮기는 일과도 같아서 나는 한동안 아득하기도 하였어라 그렇다면 한낱 돌덩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