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여백. 당신은 여백이 있는 사람인가요? 여백 /도종환 언덕 위에 줄지어 선 나무들이 아름다운 건 나무 뒤에서 말없이 나무들을 받아 안고 있는 여백 때문이다 나뭇가지들이 살아온 길과 세세한 잔가지 하나 하나의 흔들림까지 다 보여주는 넉넉한 허공 때문이다 빽빽한 숲에서는 보이지 않는 나뭇가지들끼리의 균형 가장 자연스럽게 뻗어 있는 생명의 손가락을 일일히 쓰다듬어 주고 있는 빈 하늘 때문이다 여백이 없는 풍경은 아름답지 않다 비어 있는 곳이 없는 사람은 아름답지 않다 여백을 가장 든든한 배경으로 삼을 줄 모르는 사람은 🍒 ❄출처 : 도종환 시집, 『슬픔의 뿌리』, 실천문학사, 2005. 🍎 해설 이 시에서는 인생을 걸어가는 자세를 두 부류로 본 것 같다. 여백이 있느냐, 없느냐는 것. 자신과 타인에 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