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전화를 걸고 있는 중. 핸드폰으로 살며시 건네는 안부 인사. 그건 아름다운 일이다. 전화를 걸고 있는 중 /나태주 바람 부는 날이면 전화를 걸고 싶다 하늘 맑고 구름 높이 뜬 날이면 더욱 전화를 걸고 싶다 전화 가운데서도 핸드폰으로 멀리, 멀리 있는 사람에게 오래, 오래 잊고 살던 이름조차 가물가물한 사람을 찾아내어 잘 있느냐고 잘 있었다고 잘 있으라고 잘 있을 것이라고 아마도 나는 오늘 바람이 되고 싶고 구름이 되고 싶은가보다 가볍고 가벼운 전화 음성이 되고 싶은가보다 나는 지금 자전거를 끌고 개울 길을 따라가면서 너에게 전화를 걸고 있는 중이다. 🍒 ❄출처 : 나태주 시집, 『마음이 살짝 기운다』, 알에이치코리아, 2019. 🍎 해설 개울이 흘러가는 걸 보고 따라가면서, 자전거를 끌고 홀로 가..